어린이집 보내고 1년, 감기 달고 살았습니다

육아

어린이집 보내고 1년, 감기 달고 살았습니다

2026년


어린이집 적응이 끝나고 딱 이틀 뒤였어요. 맑은 콧물이 흐르기 시작하더니 바로 감기가 왔습니다.

처음엔 제 탓인 줄 알았어요. 옷을 너무 얇게 입혔나, 밤에 너무 추웠나. 엄마들이 원래 다 자기 책임으로 돌리잖아요. 저도 그랬습니다. 근데 알고 보니 단체생활 하면 무조건적으로 콧물이 나는 거더라고요. 내 탓이 아니었던 거예요. 근데 그걸 알면서도 왜 자꾸 내 탓인 것만 같았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입소하고 1년을 감기 달고 살았습니다.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도 걸리고, 겨울엔 뭐 당연지사였고요.

소아과가 제2의 집이 됐습니다

감기가 오면 소아과를 달려가야 하는데, 이게 또 일이에요. 똑닥 앱으로 미리 대기 걸어두고 순서 되면 가면 되는 건데, 일 끝나고 시간 맞춰서 가는 게 진짜 힘들었습니다. 타이밍 놓치면 또 처음부터 대기 걸어야 하거든요.

아이도 병원은 날 아프게 하는 곳이라는 걸 아니까 들어가기 전부터 울고 나가자고 달래느라 진땀을 뺐어요. 그 중에 진짜 최악은 콧물 뺄 때였습니다. 몸을 활처럼 만들어서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몰라요. 제대로 안고 있어야 콧물이 나오는데, 그 상태로 버티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에요.

근데 콧물은 진짜 많이 나왔어요. 아직 코를 흥 풀지를 못하니까 안에 고여있다가 한꺼번에 나오는 거더라고요. 힘들게 빼는 보람은 있었습니다.

감기는 괜찮은데, 열이 동반될 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감기만 달고 사는 건 솔직히 버틸 만해요. 근데 열이 같이 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열감기면 차라리 다행인데, 다른 바이러스로 입원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까봐 그게 젤 무서웠어요. 워킹맘이니까 일은 가야 하는데, 입원해서 어떤 바이러스인지 밝혀야 하고 전염성이 있다면 24시간 내내 아이 옆에 붙어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다행히 입원은 피했지만, 그 긴장감이 1년 내내 있었습니다.

루틴이 생겼어요. 밤새 열 내렸나 안 내렸나 확인하고, 해열제 먹이고, 열 내리면 어린이집 보내고, 일하고 있으면 어린이집에서 연락 오는 거예요. 열 오른다고요. 그러면 해열제 먹여달라 하고 급히 하원했다가 병원 가고. 거의 1년을 이렇게 반복했어요.

감기 하나에 이렇게 많은 에너지가 드는 줄 몰랐습니다. 아이도 힘들고, 저도 힘들고, 회사에서도 눈치 보이고. 그냥 다 힘든 시기였어요.

면역이 생기는 건 결국 시간이 답이었습니다

그 바이러스에 직접 노출되고, 견디는 힘이 생겨야 면역이 생기는 것 같아요. 딱히 뭔가를 해서 나아진 게 아니라, 그냥 시간이 지나면서 된 거더라고요.

이제는 콧물로 일상이 흔들릴 개월수는 지났고, 아이도 콧물 흐르면 스스로 "콧물 닦아주세요" 하거든요. 본인도 크게 불편한 게 없다는 거예요. 그걸 보면서 정말 많이 컸구나 싶었습니다.

어린이집 보내고 나서 감기 때문에 힘드신 분들, 이건 엄마 탓이 아니에요. 단체생활 시작하면 누구나 겪는 과정이고, 이 시기를 버텨야 나중에 면역이 생깁니다. 위안이 별로 안 될 수도 있는데, 그래도 진짜예요.

상황 대처 방법
맑은 콧물만 날 때 소아과 가서 콧물 빼주기, 똑닥 앱으로 미리 대기
열이 동반될 때 밤새 체온 확인, 해열제 타이밍 맞추기, 38.5도 이상이면 바로 병원
어린이집에서 연락 올 때 해열제 먹여달라 요청 후 상태 보고 하원 결정
열 내리고 다음 날 24시간 열 없으면 등원 가능, 어린이집에 상태 미리 공유

입소하고 1년, 감기 달고 살면서 소아과를 얼마나 들락날락했는지 모릅니다. 힘든 시기인 건 맞는데, 지나고 보면 그 시간이 아이한테 면역을 만들어주는 과정이었더라고요. 지금 그 시기를 보내고 계신 분들, 엄마 탓 하지 마세요. 정말 아무 탓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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