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주도 이유식, 이틀 만에 포기한 현실 후기

아기 주도 이유식, 이틀 만에 처참하게 실패했습니다

주변에서 아기 주도 이유식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솔직히 마음이 흔들립니다. 아이가 스스로 음식을 집어 먹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였거든요.

그래서 저도 큰 기대를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틀 만에 포기했습니다.

처음 하루는 “조금 정신없네?” 정도였는데, 둘째 날이 되니까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이건 내가 생각했던 방식이 아니다.”

좋다고만 들었지, 실제로 해보니 전혀 다른 세계였습니다.

시작 전에 준비해야 할 게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냥 손으로 집어 먹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고 보니, 준비해야 할 게 너무 많았습니다.

특히 가장 크게 느낀 건 “불안”이었습니다.

아이 입에 들어가는 음식이 크다 보니까, 혹시라도 목에 걸리면 어쩌나 계속 긴장이 됐습니다.

한 번은 채소를 먹다가 갑자기 사래가 들렸는데, 그 순간 정말 식은땀이 났습니다.

아이 얼굴이 빨개지는데,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요.

다행히 금방 괜찮아졌지만, 그 이후로는 마음이 계속 편하지 않았습니다.

이틀 동안 해보니, 하루 종일 주방에 있었습니다

아기 주도 이유식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갑니다.

죽 이유식은 미리 만들어두고 데워서 주면 되는데, 이건 그때그때 준비해야 합니다.

브로콜리, 당근, 고기… 각각 조리 시간이 다르다 보니 한 번에 끝나는 일이 없었습니다.

한 번 준비하고 나면 또 다음 끼니 준비를 해야 하고, 그렇게 하루가 계속 반복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지금 아이랑 놀고 있는 건지, 계속 요리만 하고 있는 건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힘들었던 건 따로 있었습니다.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을 아이가 손에 쥐더니, 그대로 바닥에 던져버리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고 있으면 허탈함이 먼저 올라왔습니다.

바닥, 의자, 옷… 전부 음식으로 범벅이 되고, 그걸 또 다 치워야 했습니다.

잘 되는 아이들은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틀 만에 포기하고 나서 주변 엄마들 이야기를 다시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잘 되는 집은 확실히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 평소에도 먹는 것에 관심이 많은 아이
  •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환경
  • 부모가 기준을 명확하게 잡아주는 경우

저희 아이는 아직 그 단계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걸 인정하는 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방법이 틀린 게 아니라, 아직 맞는 타이밍이 아니었던 거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준을 하나 바꿨습니다

  • 아이 스스로 먹는 데 관심이 있는지 먼저 보기
  • 먹는 과정에서 부모가 과하게 불안해지지 않는지 확인하기
  • 식사 시간이 스트레스가 되기 시작하면 잠시 멈추기
  • 무리해서 유지하기보다, 편하게 먹는 방법을 선택하기

이 기준을 정하고 나니까, 괜히 억지로 이어가려고 하지 않게 됐습니다.

포기하고 나서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결국 저는 다시 죽 이유식으로 돌아왔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너무 쉽게 포기한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바꾸고 나니까 식사 시간이 훨씬 안정됐습니다.

아이도 덜 힘들어하고, 저도 덜 지쳤습니다.

지금은 아이가 잘 먹고 있고, 식사 시간도 훨씬 편해졌습니다.

아기 주도 이유식이 좋다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에게 맞는 건 아니었습니다.

이건 해보고 나서야 알게 됐습니다.

아이에게 맞지 않는 방법을 계속 붙잡고 있는 게, 오히려 더 힘들게 만든다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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