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돌 언어 지연, 단어 몇 개뿐이던 아이가 바뀐 순간
두 돌이 넘었는데 단어 몇 개밖에 못해서, 마음이 매일 찢어졌어요.. 솔직히 저는 첫째가 두 돌이 넘어가는데도 단어를 몇 개밖에 못하자 정말 불안했습니다. 주변에서는 기다리면 된다고 했지만, 그 말이 위로가 되기보다는 더 불안하게 만들 때가 많았습니다.
특히 밤이 되면 더 심해졌습니다. 아이가 잠든 뒤 휴대폰을 들고 “24개월 말 늦음”, “언어 지연 기준” 같은 걸 계속 검색했습니다. 비슷한 글을 몇 번씩 반복해서 읽고, 괜히 우리 아이가 더 늦은 것 같아 마음이 무너졌던 날도 많았습니다.
언어 발달은 아이마다 편차가 크다지만, 부모 입장에선 그 기다림이 얼마나 긴지 아시나요? 저처럼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제가 직접 겪은 경험과 알게 된 내용을 솔직하게 나눠보려 합니다.
듣는 건 완벽한데 말을 안 했습니다, 수용언어와 표현언어
아이의 언어 발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수용언어는 부모나 타인의 말을 듣고 이해하는 능력이고, 표현언어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로 표현하는 능력입니다.
저희 아이는 수용언어는 정말 잘 됐습니다. “신발 가져와서 현관에 놔둬”라고 하면 바로 움직였고, “이거 쓰레기통에 버리고 와” 같은 말도 정확히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표현이었습니다. 뭔가 원하는 게 있으면 말을 하는 대신 제 손을 잡고 끌고 가거나, 그냥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했습니다. 가끔 입을 열어도 아주 작은 목소리로 한두 단어만 말하고 다시 입을 닫아버렸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계속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알아듣는데 왜 말을 안 할까?”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아이가 말하기 전에 먼저 다 알아채고 해주고 있었던 건 아닐까. 아이 입장에서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던 거죠.
36개월,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불안은 점점 커졌습니다. 특히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어울릴 때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나 이거 할래”, “같이 하자”라고 말하는데, 우리 아이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뒤에서 서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친구가 말을 걸어도 웃기만 하거나 고개만 끄덕이더라고요.
그 뒷모습을 보고 나서 더 이상 괜찮다고 넘길 수 없었습니다.
36개월은 언어 발달에서 중요한 기준 시기라고 합니다. 이 시기를 지나면 아이가 표현을 못 해서 생기는 답답함이 짜증이나 공격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저희 아이도 점점 짜증이 늘고, 울음으로 표현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이건 기다리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저는 35개월 즈음에 언어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결정하기까지 정말 오래 고민했습니다. 괜히 시작했다가 아이한테 부담이 될까 봐, 혹은 너무 이른 건 아닐까 계속 망설였던 기억이 납니다.
이 항목이 해당된다면 한 번은 점검해보셔야 합니다
저도 처음엔 기준이 없어서 더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확인해봤습니다.
- 24개월인데 단어가 10개 미만
- 간단한 지시를 이해하지 못함
- 질문에 반응이 거의 없음
- 말 대신 행동으로만 표현함
36개월 이후에는 기준이 더 명확해집니다.
- 3~4단어 문장 사용이 어려움
- 타인이 말을 이해하기 어려움
- 두 단계 지시 수행이 어려움
저희 아이는 이 중 절반 이상 해당됐습니다. 그걸 확인하는 순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 기준은 참고일 뿐이지만, 부모가 느끼는 직감이 생각보다 정확했습니다.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계속 들면 한 번쯤 확인해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35개월, 처음으로 문장을 말하던 순간
그날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평소처럼 간식을 준비하고 있는데, 아이가 제 옆에 와서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나 저거 먹고 싶어.”
그 한 문장을 듣는 순간,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대로 서 있었습니다.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한 번에 올라오면서 눈물이 먼저 나더라고요.
그때 느꼈습니다.
제가 그렇게 조급해했던 시간이, 아이에게는 준비하는 시간이었구나.
그 이후로 조금씩 문장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건 결국 이것뿐이었습니다. 적절한 자극을 주고, 필요하면 도움을 받되, 아이의 속도를 인정해주는 것.
지금도 그 시기를 떠올리면 마음이 먹먹해지지만, 동시에 확신이 하나 생겼습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자기 속도로 잘 자라고 있다는 것.
혹시 지금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너무 혼자 끌어안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 시간을 지나왔고, 그 끝에는 분명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 단순히 늦는 것인지, 이해까지 어려운지 먼저 확인하기
- 24개월 이후 단어가 거의 없다면 한 번 점검하기
- 36개월 전후에도 표현이 부족하면 전문가 상담 고려하기
- 부모가 느끼는 “이상하다”는 감각은 무시하지 않기
돌이켜보면, 기다림과 점검의 균형을 잡는 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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