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전화 한 통, 수족구병이 시작됐습니다

회사에서 전화 한 통, 수족구병이 시작됐습니다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오면 부모들은 본능적으로 알게 됩니다. 뭔가 잘못됐다는 걸요. 저도 그날 전화벨이 울리는 순간 괜히 심장이 먼저 내려앉았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는데, “아이 손에 빨간 반점이 보인다”는 말을 듣는 순간 바로 알았습니다.

“아… 수족구구나.”

이미 원에서 수족구가 돌고 있다는 공지를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시작된 일주일은, 아이도 아프고 부모도 같이 버텨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손바닥 몇 개였는데, 하루 만에 입안까지 번졌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별거 아닌 것처럼 보였습니다. 손바닥에 작은 빨간 점 몇 개가 올라온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솔직히 “이거 아닌 거 아닐까?”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아이 입안을 보는데, 혀랑 입천장까지 수포가 퍼져 있더라고요. 그때부터 아이가 제대로 먹질 못했습니다. 숟가락을 입에 가져가면 고개를 돌리고, 물도 잘 안 마시려고 했습니다.

그제야 ‘아, 이게 시작이구나’ 싶었습니다.

책에서는 1~4일 급성기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훨씬 길게 느껴졌습니다. 저희 아이는 5일째가 돼서야 겨우 제대로 먹기 시작했고, 수포가 완전히 가라앉는 데는 거의 2주가 걸렸습니다.

발톱이 벗겨지는 걸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증상이 조금 나아지나 싶었는데, 며칠 뒤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발바닥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하더니, 발톱까지 들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처음엔 너무 놀라서 바로 병원에 갔습니다. 괜히 다른 병이 생긴 건 아닐까 걱정됐거든요.

다행히 소아과에서는 수족구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마음이 조금 놓였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이 병은 “알고 겪는 것”과 “모르고 겪는 것”의 차이가 크다는 걸요.

완치확인서 한 번에 안 나왔습니다

열도 내리고 아이 컨디션도 좋아져서,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집 제출용 완치확인서를 받으러 갔는데, 의외의 말을 들었습니다.

“아직 수포가 남아 있어서 안 됩니다.”

발바닥에 작은 수포 두 개 때문이었습니다.

이미 거의 나은 상태라고 생각했는데, 그 두 개 때문에 다시 3일을 더 기다려야 했습니다.

결국 총 7일 가정보육이 됐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이건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 일정도 같이 흔드는 병이라는 걸요.

결국 아이스크림이 제일 잘 먹혔습니다

입안이 아프니까 아이가 먹는 걸 계속 거부했습니다.

죽도 잘 안 먹고, 물도 조금씩만 마시고.

그래서 소아과에서 들은 대로 시원한 걸 주기 시작했습니다.

  • 아이스크림
  • 차가운 주스
  • 미지근한 죽

신기하게도 아이스크림은 잘 먹었습니다. 먹을 때만큼은 덜 보채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느꼈습니다.

이 시기에는 “잘 먹이는 것”보다 “뭐라도 먹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요.

지금 돌아보면 정말 힘들었던 일주일이었지만, 한 번 겪고 나니 다음에는 덜 당황할 것 같습니다.

처음 겪는 분들은 많이 놀라실 수 있지만, 알고 보면 관리 가능한 질환입니다. 증상이 의심되면 바로 진료받고, 격리 지키고, 아이가 편하게 버틸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그게 전부였습니다.

수족구병 겪으면서 제가 정리한 대응 기준

  • 초기에는 손·발 반점 확인하고 빠르게 진료 받기
  • 입안 수포가 생기면 먹는 것보다 수분 유지 우선하기
  • 격리 기간은 최소 5~7일 이상 고려하기
  • 수포가 남아 있으면 완치 확인이 지연될 수 있음

돌이켜보면 중요한 건 치료보다, 아이가 버틸 수 있게 도와주는 관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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