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울음 달래기 (5S 기법, 속싸개, 백색소음)
아기가 운다고 해서 무조건 배고픈 걸까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분유 먹인 지 한 시간밖에 안 됐는데 또 우니까 배가 고픈가 싶어서 다시 물렸는데, 정작 아기는 젖병을 밀어내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기의 울음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신호라는 걸요. 실제로 신생아 시기 아기들은 하루 평균 2~3시간을 운다고 합니다. 말을 못하는 아기에게 울음은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아기가 우는 진짜 이유,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아기를 처음 키울 때 주변에서 '먹놀잠' 패턴만 잘 지키면 된다고 하더군요. 먹이고, 놀아주고, 재우면 끝이라는 거죠. 그런데 막상 해보니 이게 말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분명 30분 전에 수유했는데 또 우는 거예요. 배고픈 울음이 아닐 텐데 싶어서 안아주고, 더 재밌게 놀아주려고 애쓰는데 갑자기 또 울음을 터트립니다. 알고 보니 졸려서 그런 거였죠.
솔직히 처음 몇 주는 아기 울음의 종류를 전혀 구분할 수 없었습니다. 유튜브에서 '배고픈 울음은 이렇고, 졸린 울음은 저렇다'고 설명하는 영상을 봐도 제 귀에는 다 똑같이 들렸거든요. 특히 원더윅스(Wonder Weeks) 기간에는 정말 답이 없었습니다. 원더윅스란 아기가 급격한 성장 발달을 겪으면서 불안정해지는 시기를 말하는데, 이때는 엄마 품에 안겨 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통하지 않더라고요. 그냥 하루 종일 아기를 안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확실하게 구분되는 울음이 있었습니다. 바로 배고플 때의 울음이었죠. 시계를 보니 수유한 지 3시간이 다 되어가는 시점이었고, 이때는 아무리 안아도 달래지지 않는 강한 울음을 보였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수유 시간이 아닌데 우는 건 다른 이유라는 걸 알 수 있었던 거죠. 아기마다 수유 간격이 다르니 우리 아기의 패턴을 관찰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5S 기법, 정말 효과가 있을까
미국의 소아과 의사 하비 카프(Harvey Karp) 박사가 개발한 5S 기법은 신생아 진정법으로 유명합니다. 5S란 Swaddling(감싸기), Side/Stomach position(옆으로 눕히기), Shushing(쉬 소리 내기), Swinging(흔들기), Sucking(빨기)의 다섯 가지를 말하는데, 이 방법들은 모두 자궁 속 환경을 재현하는 원리에 기반합니다. 아기들은 생후 100일까지를 '제4분기(fourth trimester)'라고 부를 만큼 아직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엄마 뱃속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주면 안정감을 느낀다는 거죠.
제가 직접 써본 결과, 5S 기법 중에서도 특히 효과적이었던 건 속싸개(Swaddling)와 백색소음(Shushing)이었습니다. 속싸개로 아기를 꽉 감싸주면 팔다리가 자유롭게 움직이지 않아서 모로 반사를 줄일 수 있습니다. 모로 반사란 신생아가 갑작스러운 소리나 움직임에 놀라면서 팔다리를 쫙 펴는 반사 작용을 말하는데, 이게 아기를 더 불안하게 만들거든요. 처음에는 '너무 꽉 싸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느슨하게 싸니까 아기가 더 울더라고요.
- 속싸개는 팔을 옆구리에 붙여 풀리지 않게 꽉 감싸야 합니다
- 더운 날씨에는 팔만 감싸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 백색소음은 청소기, 드라이기, 물소리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 흔들 때는 엉덩이나 등을 토닥이며 리듬을 주면 더 효과적입니다
백색소음도 정말 신기했습니다. 백색소음이란 다양한 주파수의 소리가 골고루 섞여 있는 소음을 말하는데, 자궁 속에서 아기가 듣던 소리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쉬이이익' 소리를 제가 직접 입으로 냈는데, 몇 분 하다 보면 목이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유튜브에서 백색소음 영상을 틀어놨더니 확실히 아기가 진정되는 게 보였습니다. 다만 청각이 덜 발달한 신생아에게는 꽤 큰 소리로 들려줘야 효과가 있습니다. 아기가 크게 울 때는 백색소음도 크게, 울음이 잦아들면 볼륨을 낮추는 식으로 조절했습니다.
우리 아기만의 진정 방법 찾기
5S 기법이 만능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빨기(Sucking) 단계에서 저는 좀 막혔어요. 책에서는 공갈 젖꼭지를 권장하는데, 우리 아기는 쪽쪽이를 절대 입에 대지 않았거든요. 모유 수유 중이라 젖꼭지 혼동을 우려해서 일부러 안 물렸던 것도 있고요. 그래서 제 방법은 단순했습니다. 냅다 안는 거죠. 그것도 그냥 안는 게 아니라 골반을 좌우로 흔들면서 등과 엉덩이를 리드미컬하게 토닥여줬습니다.
제 경험상 아기마다 선호하는 진정 방법이 다릅니다. 어떤 아기는 엎드려 안는 걸 좋아하고, 어떤 아기는 세로로 안아서 어깨에 기대게 하는 걸 좋아하죠. 저희 아기는 제 왼팔에 엉덩이를 받치고 가슴과 가슴이 맞닿게 안는 자세를 가장 편안해했습니다. 아마 제 심장 소리를 들으면서 안정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자세를 오래 유지하려면 체력이 필요합니다. 어깨는 빠지고 손목은 아프고, 바닥에 내려놓으면 더 강하게 울어서 결국 계속 안고 있어야 했습니다.
뒤집기를 배우는 시기에는 또 다른 울음이 생겼습니다. 아기가 스스로 뒤집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주니까 짜증이 나서 우는 거예요. 이럴 때는 살짝 도와주면서 스스로 해내도록 기다려주는 게 답이었습니다. 조리원에서 퇴소할 때 아기의 수유·배변·수면 패턴을 잘 파악하라고 하는데, 사실 집에 와서 환경이 바뀌면 그 패턴도 달라집니다. 천천히 관찰하면서 우리 아기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수밖에 없더라고요.
결국 중요한 건 엄마의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아기가 울면 저도 덩달아 조급해지고 불안해졌는데, 그 감정이 고스란히 아기에게 전달되더라고요. 그래서 의식적으로 템포를 늦추고 심호흡을 하면서 '지금 이 아기가 뭘 원하는지' 여유롭게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때로는 아기를 잠시 안전한 곳에 내려놓고 제가 먼저 숨을 돌리는 것도 필요했어요. 손탄다는 말이 무서워서 안 안아주는 것보다는, 지금 이 순간 충분히 안아주고 사랑을 표현하는 게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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